금의 아웃퍼폼과 급락의 이유
올해 금값은 전통적 안전자산의 범위를 넘어, 유동성과 지정학 리스크의 바로미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상승 곡선의 끝에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왜 올해 최고의 아웃퍼폼을 보여주던 자산이었던 금이 급락했을까?
금이 상승을 이끌었던건 유동성의 범람이라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 금의 아웃퍼폼을 만든 것은 유동성인가?

[동기간 대비 금과 S&P의 수익률 / 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21-22년 주식시장이 보여준 강한 상승세는 펜데믹 이후 전례없는 통화정책 완화의 결과물이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나타난 조정 국면은 인플레 우려와 FED의 긴축 정책 전환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23년 부터 다시 시작된 상승세는 단순한 유동성 효과를 넘어서는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각국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유동성 증가는 현대 경제의 아주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간의 괴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자산가격 인플레가 일반 물가 상승보다 선제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M2/GDP 출처 - FRED]
이런 상황에서 금과 주식의 동반 상승은 이러한 과잉 유동성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들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여러 투자자들이 자산 헷지와 성장추구를 동시에 고려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 즉, 양쪽 자산군에 모두 투자하는 행태가 빈번해 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08년 리먼사태를 돌아보면, 당시도 M2가 폭발적 증가헀음에도, 주식시장에 폭락한 사례도 있다. 이는 통화량과 자산가격 간의 관계가 단선적으로 이뤄지지 않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다.
당시 늘어난 통화량은 신용경색으로 인해 실제 시장에 도달하지 못하고 은행시스템 내에 갇혀 있었다. 이는 유동성의 ‘양’뿐만 아니라 ‘속도’ ‘전달 메커니즘’도 중요함을 시사한다.
재작년부터의 주식시장의 아웃퍼폼도 2020 대비, M2 증가율이 둔화하고, 긴축을 하는 시기였음에도 기존에 축적된 유동성의 재배분, 신용창출, 투자자들의 리스키한 투자 선호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기 떄문일 것이다.
- 금의 아웃퍼폼을 만든 것은 ETF?


[SPDR GOLD TRUST ETF 톤단위] / [금ETF의 YoY 차트 아시아의 보유증가가 눈에 띄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WGC]
SPDR의 금 추종(1배) ETF의 금 보유수를 보면, 오히려 금 보유량은 20년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절대량 보다는, 급작스러운 수요의 폭발적 증가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
금을 사들이는 주체는 다양하다. 각종 연기금(기관), 개인등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중국정부이다.

[23년 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정부의 금 보유량]
또한, 금 신탁, 금 보유고 등 전세계에서 각광을 받고있다.


[출처 - 연합뉴스]
가장 급작스러운 폭등을 일으킨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올해 초 전망에 따라, 투자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유럽 여러 지역에서 금현물을 미국으로 다시 옮기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미국 내 금 보유량 출처- UOB]
그 결과, COMEX의 물리적 금 재고는 코로나 19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금 임대율의 급격한 증가 출처 - UOB]
그결과, 유럽과 아시아 시장의 현물 금 공급은 급격히 타이트해지며 이로 인해 금 임대율은 2%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금 시장 내에서 흔히 물리적 금 부족으로 해석되며 선물시장 내 트레이더들에게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이 시점에서 금을 공매도 하려면 실제 금을 차입해 시장에 공급해야 하지만, 임대율 급등은 곧 차입비용의 상승을 야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매도 세력은 높은 차입비용과 실물 부족에 부딪히고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기 어렵기 떄문에, 시장에서의 대규모 숏 커버링이 발생,
결과적으로 금 값을 한번 더 밀어올렸다.
- 그렇다면 최근 금 값이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다.
금 값은 25년 1월 대비 약 40%의 상승율을 보이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1980년 이후 다섯번째로 극단적인 과열 수준이다.
이는 실질금리와 글로벌M2 증가율에 비해서도 과도한 상승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금의 내재가치는 실질금리의 역상관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최근의 가격은 펀더멘탈보다는 투기적 수요와 숏커버링 수요에 의한 급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선물, ETF 보유자 중심의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발생했고 단기 과열 구간에서 흔히 나타나는 조정 압력이 발생 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쨰는 증거금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축소에 있다.

[출처 - CME]
현재 25년 10월 금 선물의 증거금은 2만불이다. 이는 24년 중반(9000불 수준)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증거금 인상은 변동성 확대기에 거래소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 조치로 볼 수 있고, 이 경우 레버리지 트레이더들은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그 결과 투기적 포지션 강제청산과 유동성의 축소로 결과가 이어진다.
위의 서술한 두가지 이유로 투자자들은 단기 위험자산 익스포저를 줄이는 방향을 택한다.
특히 금 ETF의 일일 순유출 규모가 10/29 기준 18.4톤으로 25년 들어 최대 단일 유출 규모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으로 시장조정을 유발한다.
- 결론 - 금의 향방은 어디로 갈 것인가?
금 값 상승의 원초적 원인은, 미국의 인플레 심화와 달러가치의 하락, 국제 분쟁 심화의 가속화 안에서 안전자산 선호의 심리로 촉발 됐다.
신용과 금융이 쌓아놓은 인류의 경제 시스템에서 서로의 국채를 신용 할 수 없었던 인간은 가장 오래된 친구인 금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현재 우리는 미국채 본위제라고도 볼 수 있다)
금은 여전히 통화의 기능을 하고 중앙은행 준비자산으으로도 잡히기 떄문이다. ( 준비자산으로 잡힐 수 있다면, 비트코인 본위제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최근 금 값 상승의 원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위에서 같이 알아본 투기적 수요 떄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기조가 어떻게 될 것인가?
금의 향방은 단기 조정보다는 유동성 사이클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며,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금은 다시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중심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 세 요인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금은 3000 달러 구간에서의 기술적 조정을 이어갈 것이다.